밝은 웃음 속에 15년 무관의 한을 털어낸 손흥민이 금의환향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문을 나서는 순간, 기다림 끝에 만난 팬들의 함성은 그의 우승만큼이나 짙은 감동을 안겼다. 손흥민은 환호를 답하듯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FA Europa League) 우승 메달을 목에 걸며, 누구보다 환하게 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4-2025시즌을 끝낸 손흥민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경기장 밖에서도 늘 품격을 지키는 손흥민은 흰 티와 청재킷, 검은 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입국과 동시에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나누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많은 팬들과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손흥민은 직접 꽃다발과 선물, 편지를 받았다. 일부 팬들과는 악수도 나누며 각별한 팬서비스에 나섰다. 무엇보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 팬들이 요청한 UEL 우승 메달 퍼포먼스에 흔쾌히 응했다. 이에 따라 또 한 번 미소를 지으며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여유를 보였다.

손흥민이 우승 세리머니에서 트로피에 긁힌 이마에는 영광의 흔적이 어렴풋이 남았다. 팬 이 모 씨는 "손흥민이 팬의 응원 덕분에 UEL 우승을 완성했다는 말처럼, 마지막까지 팬을 잊지 않고 챙긴다"며 남다른 뭉클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팬 오해빈 씨는 "이제는 마음껏 즐기고 건강하게 뛰어주길 바란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주장으로 팀을 첫 UEFA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데뷔 15시즌 만에 유럽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격은 시즌 내내 이어진 리그 부진과 개인적 부상에도 불구하고 얻어낸 값진 결실이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한 후, 곧장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오는 6월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차전을 치른다. 이어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마지막 예선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이번 예선 B조 1위에 올라 있지만,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4차 예선행이 결정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자리에서 "손흥민이 발 부상은 있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혀, UEL 트로피의 여운을 안은 채 월드컵 진출의 새 역사를 노린다.